떠돌며 싸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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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아. Logos Vs Cosmos



 지금 되돌아보면, 저는 수많은 단체와 집단을 거쳐갔습니다.
 초중고가 그랬고, 지금은 군대가 그렇습니다.
 어째서인가 철이 든 이후로는 어떠한 집단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인, 반질서주의와 반골의 힘에 엮인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아, 학원이고 학교고 다 싫었어요.
 재미있어하는 걸 가르치는 곳인 대학에 가면 좀 이 병이 나을까 했는데 안나았었죠.
 수업은 반짝거리면서 들어도 레포트는 별로 안했어요. 
 
 입대하고 처음 친 사고에서, 포대장님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람이 그리 쉽게 바뀌는 건 아니지. 한 사람이 20년정도의 시간동안 쌓아온 게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아."
 맞다 싶었습니다. 결국 그 포대장님에게는 사람으로서 못할 짓을 해버렸습니다.
 이제와서 미안하다 죄송하단 말은 안 하겠습니다. 그 업은 제가 계속 지고 가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본말중에 히토리오오카미라는게 있습니다. 늘 혼자 다니면서 독고다이하는 늑대를 말함이죠.
 그냥 늑대가 되는 건 간단합니다. 마음에 드는 책 몇개 사들고 방에 처박히면 되니까요.
 제가 노리는 건 언제나, '어떤 사람과도 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 히토리오오카미'이니까 고뇌와 고통이 생기는 거고:D.

 언젠가 시시한 팬픽에서 썼던 것처럼, 인생이란 건 결국 무엇을 얻기 위해 뭔가를 바꾸는, 엿 바꿔먹기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기가 되고 싶은, 하고 싶은 방향의 교환을 계속 해나가는 선택지를 찍는 거고, 한 사람의 인격을 정의하는 건 그러한 엿들의 집합이 아닐까요.
 저는 자퇴랑 니트를 엿 바꿔먹었고,
 유학이랑 군 조기입대를 엿 바꿔먹었고,
 꽃남 일본친구도 사귀고 주말마다 클럽에서 놀 수도 있었으나
 일부러 오타쿠 일본친구들을 취사선택해서 주말마다 골방에서 게임기획했고,
 장래에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신화 책을 사보고, 필요없다는 이유로 운동에 흥미를 끊은지 오래입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이런 선택지를 쌓은 것이 제가 가려는 그 이미지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늘 고르는 각종 웨이 오브 더 극단(...)때문에 민폐보신 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 심심한 양해를 표합니다.
 

 드라마틱한 삶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아, 확실히 인생엔 해피엔딩도 배드엔딩도 없지만,
 제가 장래에 세우는 플러그들, 터트리는 이벤트들이 제가 가는 길을 판단해줄 길잡이가 되어줄 겁니다.
 
 올해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단풍이 지면, 크고 훌륭한 이벤트를 터트리는 늑대가 우리에서 뛰쳐나올겁니다. 
 그 때가 되면,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늑대랑 놀아주세요. 

 

덧글

  • 커리 2009/02/15 19:48 # 답글

    오랜만에 영양가있는 씨부림
  • imc84 2009/02/15 21:13 # 답글

    오오 뛰쳐나올 늑대 오오
    단풍 질 무렵이군요. 지구온난화는 개나 줘 버립시다.(?!)

    웨이오브더극단이라... 대체 무슨일을 하며 지내셨던...
  • 커리 2009/02/16 19:06 #

    하는짓마다 다 극단적(....)
  • Freely 2009/02/15 21:25 # 답글

    음 어쩌면 리더쉽 충만해서 그럴지도요...
  • 커리 2009/02/16 19:06 #

    역시 커리를 국회로(?!)
  • 믹쿠 2009/02/15 21:53 # 답글

    사람이 쉽게 바뀌는건 아니지만 어제보다는 그나마 좀 나아지겠죠(...)
    우리모두 힘내요 흑흑 ㅠㅠ
  • 커리 2009/02/16 19:06 #

    -_ㅜ!
  • Realkai 2009/02/16 06:37 # 답글

    뭐... 사람을 상대하며 겪게 되는 상처도 경험이고 인생이며 업이지.

    그것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 업을 웃음이 될 수 있도록 잘할지어다. 그것이 세상사는 묘미가 아니겠느냐.
  • 커리 2009/02/16 19:06 #

    다 전생에 죄가 많아서(콜록)
  • 아이 2009/02/17 00:46 # 답글

    심심하면 불러라 놀아주마.
  • 커리 2009/02/19 18:13 #

    ==!
  • 주르 2009/02/17 12:57 # 답글

    이제 곧 나오시는군요...()
  • 커리 2009/02/19 18:12 #

    8달 오오 8달
  • 사딕 2009/02/20 15:59 # 답글

    움? 또 나오십니까.
  • 커리 2009/02/20 18:01 # 답글

    8달 뒤면 전역
  • Onion@ 2009/02/22 13:13 # 삭제 답글

    커리씨 또 어디 영창이라도 가시는 겝니까!!!!
  • 커리 2009/02/22 18:48 #

    아무대도 안가요_-_)
  • Silverfang 2009/02/28 15:39 # 답글

    과거의 나도 아니요,
    미래의 되고싶은 나도 아닌

    오늘, 이 순간까지 걸어온 나의 모습.

    그것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아름답다.
  • 커리 2009/02/28 16:33 #

    두둥
  • ㅏㅑㅏㅑㅛㅁ 2012/11/29 06:08 # 삭제 답글

    나랑 만나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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